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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u Life

남자 둘이 헤맨 건대 커먼그라운드 탐방기


자 둘이 한가로운 휴일, 백수의 일상을 표현하고자 따사로운 한 겨울 날 건대로 모였습니다. 아니 어린이대공원에서 부터가 맞는 듯 합니다. 금강백수도 식후 어슬렁이기에 식당을 찾다가 남자사람 1이 쿨하게 김밥이 하늘로 승천하신 곳을 가자고 의견을 내었지만 남자사람 2는 "거절한다." 며 일언지하에 남자사람 1의 의사를 버로우 시킵니다. 남자사람 2와 함께 어린이 대공원에서부터 장장 건대역 일대를 휘젓다 파란 컨테이너 촌(?)을 발견한 남자사람 2가 이 곳을 궁금해합니다.


"그 곳엔 말이지 아주 슬픈 전설이 있어. 식당이 있지만 계단을 올라가야..."


분위기 잡고 삼시 한끼를 위해 차분히 설명을 시작하던 남자사람 1의 말을 살포시 즈려 밟고 남자 사람 2는 이 곳에 폭풍 칼주차를 시전합니다.



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좀 더 위 쪽에 위치한 이 곳은 커먼그라운드. 땅을 정해진 기간 동안만 빌려 쓰는 탓에 콘크리트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건물을 지어 만든 복합 쇼핑 문화 공간입니다. 의류, 악세서리부터 다양하고 이색적인 식당에 소소하게 꾸며진 내외관 덕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자주 찾기도 합니다. 나름 오징어 마스크로 강려크한 오오라를 핵발산 하는 남자사람 1을 찍어 줄 사람은 없기에 이렇게 건물만 찍어 올립니다. 그리고 진격의 거인 남자사람 2는 사진 찍히는 걸 매우 싫어합니다.



1층에 있는 카페엔 사람이 꽤 많습니다. 곳곳을 돌아보면서 있던 사람들은 죄다 이 곳에 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주위는 한산합니다.



3층 끝까지 올라 실바람을 끌어 안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은 1층 광장 전경입니다. 저기에선 햄버거를 먹다가 순간 떠오른 영감에 테이블로 '두둠칫' 을 하게 될 것만 같아 얌전히 위로 갑니다.



원이 다른 엄선된 미세먼지들만이 올라올 수 있는 윗 공기로 도약했습니다. 3층에는 테라스를 지닌 이쁜 가게가 참 많습니다. 봄이나 가을을 기약하며 가뿐히 스킵합니다.



삼오오 모여 사진 찍고 여가를 즐기는 어린 새싹들을 보며 세월의 흐름을 체감합니다. 집에 가는 길에 계란 한 판 사서 전부 삶아 먹으리란 회한 어린 농담을 하며 3층 투어를 합니다.



성할 뻔 했던 중국집입니다. 뭔가 다른 것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 장소를 이동해 보는데 파스타 집이 있습니다.

"남자 둘이 파스타 한 사발 어때요? 위엄 돋게"

남자사람 2의 안색이 좋지 않아 그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도착한 곳은 이태원 맛집으로 유명한 @!#$#%$ 입니다. 남자사람 1의 기억력은 좋지 않으므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음식은 태국식 향신료와 레드커리, 그리고 로스트 스타일의 닭 가슴살이 만나 마치 동 서양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이를테면 헬레니즘... 뭔가 약 먹을 시간을 알리는 것 같은 개드립이 나오는 걸 보니 약을 끊으면 안되겠습니다. 아무튼 매콤하고 짭짤한데 뭔가 양꼬치 양념을 버무린 듯한 그런 볶음밥 커리 느낌이었습니다.



Aㅏ... 설명이 곤란합니다. 이것은 반숙된 계란 오므라이스의 촉촉한 식감과 간장에 버무린 듯한 제육 덕에 맛있게 촵촵했습니다. 하지만 저 고추의 식감은 매우 반갑지 않은 불편한 기운이 혼을 비정상으로 만드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맛있습니다.



쇼핑몰에서 자주 보던 그런 배경 같은 느낌입니다. 파주의 프로방스 같은 분위기도 나도 도심 속의 또 다른 도시 같은 뭔가 아련하고 샤~한데 느낌적인 그런 느낌인 곳이 3층의 분위기입니다. 2층은 소심한 남자사람 1은 찍지 못했으므로 직접 가보실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합니다(라고 쓰고 귀차니즘으로 안 찍었다는 오만불손함은 마음 속에서만 말씀 드리겠으니 비밀입니다.)


자주 가본 장소도 뭔가 새로운 것이 알게 모르게 주위에 많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곳이 어쩌면 생에 다신 잊지 못할 이벤트 장소로 기억되는 때도 있을 것입니다. 건대 뿐 아닌 집 주위나 회사 주위라도 도전 정신으로 들쑤시고 다녀 볼 계기가 된 이번 백수 탐방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